스타벅스 3주차 근무 후기
스타벅스에 근무한 지 3주차가 되었다. 이제 기본적인 CS와 POS는 가능한 상황. 부재료 만드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CS도 내가 알았던 설거지와 컵 채우기, 컨디바 보기 외에 다양한 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3주차는 나름(?) 고비의 시기였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고 특정인의 미묘한 텃세 때문이었다.
1. 체력적인 한계
우선 3주차에 접어드니 확실히 체력적인 한계가 있었다. 신입들은 주로 마감을 들어가는데 나도 마감 아니면 가끔 미들 시간에 들어가는 스케줄이었다. 근데 마감이 보통이 아니다. 나는 복층 매장이라 1층과 2층을 다 쓸고 닦아야 하고, 그 와중에 컨디바를 정리하며 설거지를 해야하고, 그 와중에 백룸도 좀 쓸고 닦아야 하고, 그 와중에 블라인드도 올리고(블라인드 개많음.), 그 와중에 영업종료 안내도 해야 하고, 인간들은 꼭 마감시간까지 버티다가 안가고, 가더라도 꼭 마감한 2층 컨디바에 음료를 놓고가고(--> 집값 똥값반값되고 자녀들 대학입시 폭망하고 승진 떨어지고 주식 코인 나락가시길 비나이다비나이다), 그러다가 또 백룸오면 설거지 쌓여있음, 그 와중에 쓰레기도 내다 버려야 하고, 그 와중에 바마감이 돌린 것 앞에 갖다주거나 도와줄 때도 있고...
정말 힘들다. 그러고 피드백 받으면 정말 힘이 쭉 빠짐
2. 미묘한 텃세(?)
자, 그 다음으로 스타벅스 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 #텃세 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솔직히 나는 꽤 괜찮은 매장에 왔다고 생각한다. 점장부터, 다른 파트너들까지 친절하게 해주려고 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주려고 하고, 나도 열심히 하게 되고, 그런 게 있었다. 근데 어딜가나 나와 맞지 않는 '한 명'이 있기 마련. 내가 딱 싫어하는 타입의 슈바 한 명이 미묘한 텃세를 부린다.
사실 텃세라고 하기도 애매하긴 하다. 알바하다가 텃세 부린다고 질질 짜던 나이도 지났고, 그가 상처를 줘도 안 받으면 그만, 솔직히 알바 하러 와서 인간관계에 에너지 쓰는 것도 아깝다. 근데 교묘하게 감정적인 그 인간의 행동이 좀 걸리적 거린달까?
일단 말투 자체가 좀 떽떽대는 스타일에 백룸에서 다른 사람을 대놓고 뒷담까는 모습에 처음부터 호감이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처음에 이것저것 피드백 해주길래 아무것도 모르는 수습인 나는 그저 "예~"하고 끄덕일 뿐 달리 방도가 없었고 진심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도 했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런데 이 인간이 지가 기분이 안 좋으면 괜한 것까지 피드백 하거나, 맞는 말인데 묘하게 상황에 맞지 않는 말로 (마치 일부러 피드백을 위해 피드백을 하는 것 같은) 피드백을 자꾸 하곤 했다. 예컨대 바쁠 때 정신없는데 자꾸 뒤에서 대기시간 안내 안하면 안했다고, 하나 놓치면 그거 놓쳤다고, 라벨링하고 컵은 이 각도로 놓아라(풉.), 뒤에 지나갈 땐 지나간다고 말해라..(이거 안전상 필요하다고 보지만 말하는 사람 잘 못봄. 그리고 지도 내 뒤로 지나가다가 부딪힐 뻔 함. 근데 내가 사과함 미친ㅋㅋ)
피곤했지만 그래도 '네~' 하고 말 잘 들으려 노력했다. 아직 나는 수습이고 실수도 많이 하니 그러려니 했다. 어느 조직이나 군기도 좀 잡아주면서 악역을 맡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
그런데 이 인간이 점장이 있을 때는 (으잉? 왜 갑자기 이러지? 부담되게? 싶을 정도로) 갑자기 친절한 척+상식적인 척을 겁나 하면서 태도가 엄청 달라지는 것이다. 일단 꼽주는 피드백이 사라지고 뭘 가르쳐줄 때도 톤이 부드러워 짐 ㅋㅋㅋ 어색하더라. 그러다 점장 없어지면 떽떽댐. 그리고 마감할 때도 내가 마감업무를 빨리 시작할 수 없게 지 다른 일 한다고 끝까지 포스에 세워놓고 시간 지나고서야 이제 청소하라며 보내줌. 점장 있을 때는 도와주는 척 하다가 점장 없으면 지는 컴터 앞에 앉아있고 설거지 쌓아두고 나한테 미룸. (다른 슈바 그렇다고 뒷담까던 인간이 그럼)
하... 인간관계의 역겨움을 여기에서까지 겪어야 되니? 무슨 연봉 1억받는 직장도 아니고 ㅅㅂ
3.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
이건 어쩌면 재밌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체력만 괜찮다면, 시간만 많다면, 배운다고 생각하고 하겠는데. 이건 뭐 POS 시스템 개 그지 같고 쿠폰도 여러가지 인데 통합이 안되고 일일이 들어가서 찍어야 되는데 또 모양이 헷갈리게 만들어 놓음. 모바일 쿠폰인데 스벅 계정에 등록해 놓은거랑 아닌거랑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 SR쿠폰 / 일반 모바일 쿠폰 등이 다 달라서 좀 헷갈리는 부분..
그리고 원두가 어디있는지. 그거 닫아 놓는 집게는 어디있는지. 일회용 장갑은 어디있는지. 각종 부재료는 어디있는지 어디두는지,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보고 해야 하니 이거 눈치보여 살겠나. 여튼 신입은 어딜가나 치입니다.
그리고 회사 제정신이냐?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인 내가 봐도 직원들 갈리는 거 딱 보이는데 무슨 맨날 고객 교감 ㅇㅈㄹ하면서 점수 올리라고 지랄지랄. 저기요, 교감은 사람이랑 하는 건데 일할 사람이 없는데 누가 고객과 교감하죠?
스타벅스 3주차 근무 (고비) 후기였음.
'먹고사니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팡 인천32센터_IB(입고) 2회 출근 후기 (고양센터, 부천센터와 비교) (1) | 2025.01.30 |
---|---|
스타벅스 N개월 근무후기; 스타벅스에 대한 고찰 - 스벅은 X됐다 (11) | 2024.10.19 |
[스타벅스 바리스타 2주차 후기] 신입 바리스타 | 내품기 시험 | 웰컴키트 |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 (1) | 2024.07.25 |
[스타벅스 바리스타 1주차 후기] CS | POS 정보정리 | 마감의 연속 (0) | 2024.07.14 |
[스타벅스 바리스타] 스타벅스 바리스타 지원, 면접, 합격, 교육 후기! (1) | 2024.07.09 |